[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조영민 기자 나왔습니다.
Q. 방금 국회에서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가 끝났습니다. 처리 돼도 해임되는 건 아니라고 어제 전해드렸고 혹시 업무가 중지되거나 이런 것도 아닌 거죠?
국회가 통과시킨 해임건의안 자체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이게 통과됐다고 해서 박진 장관의 직무가 정지되거나 제한되는 것은 없습니다.
정치적 의미가 강한 것이죠.
Q. 그러면 아예 탄핵을 하면 안 됩니까. 탄핵까진 의원수가 부족한 건가요?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헌법에서는 대통령뿐 아니라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 공직자에 대해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장관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발의할 수 있고 의결 역시 과반수의 찬성만 있으면 돼 민주당만으로 탄핵 소추할 수 있습니다.
다만 탄핵이 되려면 직무집행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야 하고요.
최종적으로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하는 만큼 탄핵 불발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수 있는 해임건의안으로 최대한 압박하겠다, 이렇게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Q. 궁금한 건 지금 비속어 논란이 결정타인데, 그건 사실 대통령이 언급한 거라 외교장관이 책임질일인가 싶긴 하거든요. 민주당은 왜 박 장관을 해임하나요?
민주당이 해임건의하는 이유, 이렇게 5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조문을 하지 못했다는 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한미, 한일 정상회담 모두 진행될 것이라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는데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부분, 박 장관의 자질문제와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태도 등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일부는 박 장관과 직접 관련이 없기도 하지만 윤석열 정부 외교수장인 만큼 포괄적으로 책임지라는 취지입니다.
Q. 대통령실은 황당하다는 분위기라면서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늘 "총칼 없는 외교 전쟁 선두에 선 장수의 목을 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라며 부적절한 해임 건의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민주당이 근거로 주장하는 순방기간 '외교참사' 역시 말이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상대국이죠. 미국과 영국 정부 인사가 모두 대통령실을 찾아 이번 순방에 대해 잘됐다고 밝힌 것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재명 / 대통령실 부대변인]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지난 주 런던 뉴욕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레벌리 영국 외교장관은 어제 윤 대통령을 예방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조문에 대해 "영국 정부를 대표해 각별한 사의를 표한다"며 "한국 국민의 따뜻한 마음과 위로에 영국 국민 크게 감동했다"고 말했습니다.
Q. 정의당 비유가 재밌더라고요. 정의당은 민주당과 다른 결정을 내렸죠?
정의당은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외교 참사에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박 장관이 아니고 대통령실에 물어야할 일이란 겁니다.
특히 이번 외교참사의 본질은 윤 대통령의 막말이었다며 박 장관을 '휘핑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왕자가 잘못을 저질러도 벌할 수 없어 대신 맞아주는 아이에 비유한 건데, 윤 대통령이 휘핑보이 뒤에 숨지말고 직접 사과하라고 주장했습니다.
Q. 앞으로 정국은 더 얼어붙겠죠?
역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가 있었던 사례가 이번을 제외하면 모두 6건이었는데, 지금처럼 구속력이 없는 장관 해임건의가 이뤄졌던 게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 임동원 통일부 장관을 시작으로 모두 3차례입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당시 장관 해임 건의안이 통과되자 해당 장관들이 자진사퇴했는데, 박근혜 정부 당시 김재수 농림부 장관만 국회의 결정을 박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레 야당이 반발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됐거든요.
이번 역시 윤 대통령이 국회 결정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은 만큼 대치 정국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